안양옥 체육단체통합준비위원장 "지·덕·체 균형 잡힌 꿈나무 키워 'K스포츠 미래' 밝혀야"

입력 2015-12-22 07:01  

스포츠산업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은 공급자·수요자 모두가 윈-윈 하는 길
'전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 삼위일체 만드는 게 통합의 핵심가치
'육상 강국' 일본은 100만 자발적 참여, 피라미드 시스템으로 유망 선수 발굴



[ 유정우 기자 ]
“넌 선수로, 난 취미로~. 이런 문화를 없애자는 겁니다. 학교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체육 현장에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접하고 끼를 발굴해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죠.”

21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난 안양옥 체육단체통합 준비위원장(58·사진)은 “체육단체 통합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올해 체육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두 단체의 통합은 지난 3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화됐다. 두 단체가 통합되면 연간 35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는 체육계의 ‘공룡 조직’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玲?분배와 처우 보장 등의 문제가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지난 8월 안 위원장이 통합준비위원장에 선출된 것은 30여년간 관련 단체 활동 등을 통해 그가 보여온 탁월한 균형감 때문이다. 1981년 중학교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9년 서울교육대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체육학회 부회장(2006년)과 한국체육정책학회장(2009년) 등을 지냈다. 2008년에는 교육부와 문화관광체육부가 공동으로 구성한 학교체육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초·중·고교가 스포츠클럽을 의무적으로 운영토록 이끌었다. 2010년부터는 교육계 통합적 리더십을 높게 평가받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안 위원장은 “두 단체의 통합이 단순히 ‘물리적 합(合)’으로만 비춰진 탓에 기득권 문제 등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킨 측면이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통합의 핵심 가치는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교육 현장의 학교체육이 삼위일체가 되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육상 강국이 된 비결은 남녀노소를 통틀어 100만명에 이르는 육상 인구 모두가 자신만의 리그를 통해 삶의 가치를 찾고, 피라미드형 시스템을 구축해 단단하고 풍부한 토양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선수를 정책적으로 길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재능과 끼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국민 건강과 스포츠 인성, 튼실한 산업적 생태계 등이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위원회 활동은 첫발부터 녹록지 않았다. 지난 9월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첫 회의엔 참석 위원 정족수가 부족해 중요한 안건에 대한 논의조차 힘들었을 정도. ‘회장 내정설’ 등 루머까지 퍼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그가 두 단체 간의 불신을 없애고 상호 인식을 변화시키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한 이유다.

안 위원장은 잘못된 정보에 대한 사실관계부터 파악하고 오해의 근원을 없애는 데 주력하는 한편 양측의 합의점을 담은 해결책 마련에 2개월 이상 밤낮없이 매달렸다. 대한체육회 평가위원장과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 등 양쪽의 활동을 함께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지난달 열린 제8차 통합준비위원 회의에는 위원 11명이 참석했다. ‘완성체’로 치른 첫 회의였다.

회장 선출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지난 15일 ‘통합 회장 선거제도안 공청회’를 열었다. 그는 “소수 대의원이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함으로써 파벌과 부정선거 여지가 있었던 기존 선거제도를 개선해 각계각층 체육인이 참여하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선거제도안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선거인단 규모는 1500명 선으로 내년도 브라질 올림픽 이후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 체육계는 경기력이든 행정력이든 국가 발전과 국익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이 유기적으로 짜일 때 지덕체(智德體)의 균형을 갖춘 스포츠 인재를 발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산업적·경제적 가치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체육단체 통합이 ‘K스포츠’의 가치를 국내외에 펼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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